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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영화 제작사로 출발한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이제 테마파크, 글로벌 IP,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헐리우드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하던 회사가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콘텐츠를 기반으로 브랜드 세계관을 어떻게 구축했고 그 감각적 경험을 어떻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으로 이끌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만드는 브랜드에서 사는 브랜드로 전환된 유니버셜의 전략을 통해 현대 콘텐츠 기업의 확장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1. 영화 세트에서 현실 공간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테마파크의 전략적 진화
유니버셜의 테마파크는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화라는 환상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습니다. 196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문을 연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 테마파크는 원래 영화 세트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간단한 라이브 쇼를 제공하는 수준의 투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방문객이 늘고 영화 팬들이 직접 영화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자 유니버셜은 이를 사업의 본질로 전환합니다. 단순한 세트 관람을 넘어 사람들이 영화 속 공간에 들어간 것 같은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자는 목표 아래 ‘라이드 중심 어트랙션’과 ‘스토리텔링형 테마 공간’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특히 2010년대 들어 테마파크 사업이 급성장한 계기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IP 활용입니다. 유니버셜은 워너브라더스와 협업해 플로리다 오렌도에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를 열었고, 이는 단순한 어트랙션이 아닌 진짜 마법사처럼 행동하고 느낄 수 있는 완전 몰입형 콘텐츠였습니다. 주문을 외우면 움직이는 사물들, 실제로 마시고 먹을 수 있는 호그와트의 음식들, 세계관의 디테일을 살린 건축물까지. 이 모든 것이 유니버셜이 기존의 테마파크를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바꿨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였습니다. 그들은 영화 속 환상을 넘어, 관객이 캐릭터가 되는 방식으로 공간을 설계하며 IP 소비 방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콘텐츠를 보는 ’에서 사는 것으로 바꾼 결정적 전환이었고 이는 단지 수익을 넘어서 브랜드 충성도와 감정적 연결까지 강화하는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2. IP의 세계관을 관객의 세계로 – 전략적 협업과 몰입의 엔지니어링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영화사이자 테마파크 운영사이자 이제는 경험 설계자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룬 가장 큰 혁신 중 하나는 IP를 단순히 테마파크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를 구조화하고 사람들의 감각을 통해 전달되도록 정교하게 설계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트랜스포머 어트랙션은 단지 3D 영화와 탈 것의 결합이 아닙니다.
관객은 옵티머스 프라임의 전투에 실제로 참여하며 4D 환경 속에서 진동, 온도, 냄새, 소리까지 다층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몰입의 설계는 기술이 아닌 서사의 완결성에서 출발하며, 유니버셜은 이를 위해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체험 전환을 염두에 둔 협업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런 전략은 슈퍼 닌텐도 월드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닌텐도는 수십 년간 전 세계 팬을 보유한 콘텐츠이지만 게임이라는 2D 기반의 상상력을 실제 공간으로 치환하는 것은 전례 없는 도전이었습니다. 유니버셜은 닌텐도의 게임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공간에 옮기기 위해 수년 간 기술, 건축, 스토리 설계를 반복했고 결과는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 게임의 감각과 규칙을 현실화한 인터랙티브 월드였습니다.
손목에 찬 팔찌로 벽돌을 치고 코인을 모으는 경험은 게임의 논리를 실생활에 가져온 시도였고 이로써 관객은 더 이상 스크린 앞에 있는 소비자가 아니라, 세계 속에서 움직이는 참여자가 됩니다. 이처럼 유니버셜은 IP를 단순히 브랜드 자산으로 보지 않고, 철저히 사용 가능한 세계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술보다 스토리의 힘, 감각의 설계, 참여의 심리를 중시하며, 브랜드와 고객 간의 거리를 혁신적으로 좁혀낸 것입니다.
3. 체험이 곧 수익이 되는 구조 브랜드 감정 자산의 비즈니스화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경험을 제품으로 만든 기업입니다. 기존의 영화 산업이 콘텐츠 제작과 배급에 집중했다면 유니버셜은 콘텐츠를 체험으로 재해석해 수익 구조의 중심을 다변화했습니다. 현재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운영하는 테마파크는 미국을 넘어 일본, 싱가포르, 중국에 이르기까지 확장되었고 각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로컬 콘텐츠와 글로벌 IP를 조화롭게 융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입장권 수익 외에도 파생상품, 호텔, 식음료, 테마 기프트 등 체험을 연장시키는 다층적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은 경험의 감정 자산화라는 큰 그림 안에서 설계됩니다.
특히 유니버셜은 방문자의 체험 이후에도 브랜드와 연결이 지속되도록 다양한 후속 접점을 제공합니다. 앱을 통한 실시간 캐릭터 상호작용, 팬 커뮤니티 운영, SNS 기반의 마케팅 전략 등이 그 예입니다. 팬들은 단지 하루의 즐거움을 넘어 자신의 추억을 재확산시키고 그 과정에서 다시 소비의 주체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유니버셜은 단일 경험을 확장 가능한 브랜드 네트워크로 전환하며 소비자가 브랜드와 맺는 관계의 깊이를 관리해 나갑니다. 팬은 체험의 주체인 동시에 자산의 일부가 되고, 브랜드는 그 감정적 경험을 자산화하여 새로운 고객 유입의 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결국 ‘영화를 보던 시대’에서 영화를 사는 시대로 이끄는 기업이며, 그 성공은 감각, 서사, 비즈니스가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은 앞으로의 브랜드가 어떻게 감정과 체험을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강력한 사례로 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