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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실패작 – 뉴코크가 우리에게 남긴 것 1985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료 브랜드가 자신을 부정하는 결정을 내린다. 99년 전통의 맛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코카콜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브랜드 조사에서도, 시장 테스트에서도 새로운 맛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선택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가장 뼈아픈 실수로 기록된다. 그 이름은 뉴코크. 새로운 맛, 새 포장, 새로운 이름. 코카콜라는 이것이 브랜드의 미래라고 믿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고, 분노했다. 한때는 사랑받았던 브랜드가 단 몇 주 만에 거센 비난의 중심이 되었다. 뉴코크는 출시 79일 만에 철회된다. 실패는 너무나 빨랐고, 너무나 뚜렷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이 이야기는 브랜드 실패의 교과서로 남아 있다... 2025. 4. 25.
망한 건 한순간이었다 – 펩시 블루의 퇴장과 감각의 실패 2002년, 세상은 여전히 쿨함이라는 단어에 열광하고 있었다. 디지털은 빠르게 일상을 점령해갔고, 젊음과 감각은 브랜드의 언어가 되었다. 그 중심에 있던 펩시 역시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다. 단순히 콜라의 대항마로 남지 않기 위해 펩시는 더 과감한 색채와 더 자극적인 감성을 선택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펩시 블루였다. 푸른빛의 액체, 미래적인 병 디자인, 청량함을 넘은 인공적인 향.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선택이었고, 당연히 대중은 흥미를 보였다. 하지만 그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펩시 블루는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아 시장에서 사라진다. 찬란한 등장과는 다르게, 퇴장은 조용했고, 허무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그 인공적인 푸름에 열광하지 않았고, 브랜드는 실험을 접는다. 그리고 남은 건, 이유 없이 사라.. 2025. 4. 21.
지붕 위에 시간 내린 마을 – 설경이 아름다운 마을 여행 눈은 모든 풍경을 낯설게 바꾼다. 익숙한 길도, 흔한 건물도, 한순간에 다른 세상이 된다. 특히 오래된 마을 지붕 위에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곳은 더 이상 현실의 공간이 아니다. 사람의 손때가 느껴지던 벽돌집, 오랜 시간을 품은 기와, 굴뚝 끝에 걸린 하얀 숨결까지. 모두가 멈춰 있는 것 같은 풍경 속에서 우리는 시간보다 더 느리게 머물게 된다. 오늘은 그런 겨울의 마을 설경이 가장 아름다운 세 곳을 소개한다. 눈 내린 지붕 아래 흘러가는 고요한 겨울을 따라가 보자. 강원도 인제 원대리 – 구름 아래 하얀 마을인제는 겨울이면 순백의 땅이 된다. 그 중에서도 원대리는 특히 아름다운 설경으로 유명하다. 마을 입구부터 이어지는 소나무 숲 사이로 하얗게 덮인 논과 밭이 펼쳐지고, 그 위에 수북이 쌓인 눈이 .. 2025. 4. 18.
바다보다 더 깊은 산 속 – 겨울 호젓한 산골 마을 여행지 겨울이 깊어질수록 산은 더 조용해진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산골 마을은 특히 그렇다. 하얀 눈이 모든 소리를 덮고 나면 세상은 마치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는 곳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겨울 산골 마을을 찾아 떠나는 일은 바다를 마주하는 여행보다 훨씬 더 내면으로 깊숙이 스며드는 경험이다. 오늘은 그런 고요한 겨울 속에서 바다보다 더 깊은 시간을 품고 있는 산골 마을들을 소개한다. 경북 영양 수비면 – 하늘 아래 첫 마을 경북 영양군 수비면은 태백산맥 자락 깊숙이 숨겨진 마을이다. 전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겨울이 되면 더욱 적막함이 짙어진다. 그저 눈 덮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무에 덮인 눈송이조차 바스락 소리를 낼까 조심스럽게 스친다. 이곳은 하늘 아래 첫 동네라 불리기도.. 2025. 4. 18.
지도에 없는 장소 – 국내 미공개 여행지 탐험기 대부분의 여행은 지도를 따라간다. 목적지를 검색하고 교통편을 확인하며 숙소까지 미리 예약하는 치밀함 속에서 우리는 확실한 여행을 추구한다. 하지만 모든 곳이 그렇게 검색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장소는 아직도 지도의 경계 바깥에 있고 누군가의 기억이나 전설처럼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질 뿐이다. 오늘은 그런 곳 지도에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국내의 미공개 여행지를 찾아 떠난다. 낯선 길을 따라가다 우연히 마주친 마을, 인터넷에선 찾을 수 없는 비경, 오래된 시간을 품고 있는 장소들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본다. 충남 예산 외딴집 마을 – 산길 끝 잊힌 터전예산군 덕산면 어느 깊은 산자락. 도로가 끝나기 전까진 아무도 이곳에 마을이 있을 거라 상상하지 않는다. 좁은 임도를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면 마지막 .. 2025. 4. 17.
길의 끝에서 만난 풍경 – 도로 끊긴 마을로의 느린 여행 빠르게 지나쳐야만 할 것 같은 도로 위에서 가끔은 차를 세우고 싶은 충동이 든다. 도심을 빠져나와 국도를 달리고 그 끝에 도달했을 때 나타나는 마을들. 차로는 더 이상 갈 수 없고 걷거나 배를 타거나 아주 천천히 다가가야만 하는 그런 장소들은 의외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 오늘은 도로가 끊긴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는 풍경들 그리고 그 안에서 시간을 다르게 살아가는 마을 세 곳을 소개한다. 지도로는 연결되지 않지만 마음으로는 오래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전남 고흥 애도 – 섬 끝 바다 위 고요한 마을전라남도 고흥의 다도해 해상에 숨은 애도는 배를 타야만 닿을 수 있는 섬이다. 차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지점 고흥 녹동항에서 하루 몇 번 다니는 배편에 몸을 싣고 나서야 도착할 수 있는 마을이다. 애도는 이.. 2025. 4. 17.